THE NONEXPERT a view, not a verdict.

테슬라의 신형 SUV 발표, 27억 달러 영업이익 증발을 덮을 수 있을까

3주 전, 테슬라가 저가형 소형 SUV를 개발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이 라인업은 접었다, 다시 살렸다를 반복해온 애증의 프로젝트다. 주가는 반응했다. 하지만 시장은 뉴스 아래 숨겨진 진짜 질문을 놓치고 있다. 신제품 발표가 비용 구조 문제를 해결할까, 아니면 오히려 짐만 더 얹는 꼴일까.

테슬라의 연례 보고서(10-K)는 냉혹하다. 매출은 977억 달러에서 948억 달러로 줄었다. 영업이익은 71억 달러에서 44억 달러로 급감했다. 단 1년 만에 27억 달러가 증발했다. 같은 기간 R&D 비용은 45억 달러에서 64억 달러로 늘었다. 현재 사업으로 벌어들이는 돈은 27억 달러가 줄었는데, 미래를 위한 베팅에는 19억 달러를 더 쏟아붓고 있다. 이건 일시적인 성장을 겪는 회사의 모습이 아니다. 구조적인 압박을 받는 회사가 신차를 발표하며 시간을 버는 형국이다.

64억 달러의 R&D와 줄어든 공장 투자

같은 보고서에서 자본 지출(Capex)은 113억 달러에서 85억 달러로 감소했다. 28억 달러를 아낀 건 경영 효율화로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이는 테슬라가 신차 플랫폼, 자율주행 확대, 인텔과의 ‘테라팹(Terafab)’ 파트너십을 통한 반도체 독립을 추진하는 와중에 물리적 인프라 투자는 줄이고 있다는 뜻이다. 투자를 줄이면서 야심 찬 미래만 외치고 있는 셈이다. 숫자 하나를 두고 효율성과 투자 축소라는 두 가지 해석이 모두 가능하다.

문제는 ‘테라팹’이라는 변수다. 아직 제대로 검증된 적이 없다.

테슬라가 인텔의 테라팹과 협력하는 이유는 공급망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서다. 표면적인 이유는 간단하다. 대만 의존도를 낮추고 글로벌 반도체 물류 불안에서 벗어나며, 완전자율주행(FSD)용 칩을 직접 통제하겠다는 것이다. 이 전략이 성공하면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자율주행 하드웨어 단가를 낮추고, AI 컴퓨팅 규제로 고전하는 경쟁사들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다.

하지만 실패하면 비용 부담만 커진다. 미국 내 반도체 생산은 결코 싸지 않다. 인텔의 파운드리 사업부도 돈을 까먹고 있다. 테슬라가 공급 안정성을 위해 시장가보다 비싸게 칩을 사준다면? FSD 하드웨어 마진 개선은 수년 뒤로 미뤄질 수밖에 없다. 64억 달러의 R&D 비용은 결국 해자가 아니라 실패한 투자로 끝날 위험이 있다.

파운드당 5.7달러의 구리와 신형 SUV

구리 가격은 파운드당 5.7달러 선이다. 소형 SUV가 나오면 새로운 배선, 배터리 아키텍처, 생산 툴링이 필요하다. 전기차 한 대당 구리는 80~100kg 정도 들어간다. 지금 가격이 재앙 수준은 아니지만, 테슬라가 모델 3를 처음 내놓을 때와는 환경이 다르다. 새로운 보급형 모델은 이전의 가격 산정 모델이 통하지 않는 완전히 새로운 비용 환경에 던져졌다.

구리 가격은 오르는데 자본 지출 예산은 25% 깎였다. 거기다 검증되지 않은 반도체 파운드리 파트너십까지 얹었다. 매우 공격적인 수순이다. 이 모든 상황의 약점은 ‘테라팹이 과연 SUV 마진 프로필에 맞춰 비용을 절감해 줄 수 있느냐’는 점이다. 인텔조차 스스로의 파운드리 경제성을 입증하지 못했는데 말이다. 다음 18개월이 이 도박의 성적표를 보여줄 것이다.

현재 영업이익률은 4.6% 수준이다. 자율주행이 당장 내일이라도 실현될 것처럼 평가받는 회사치고는 매우 빈약하다. 신형 SUV가 모델 Y 업데이트 당시처럼 가격 압박을 받는다면 마진은 더 쪼그라들 것이다. 특히 중국의 BYD는 테슬라가 타겟팅하는 가격대에서 압도적인 비용 구조로 물량을 쏟아내고 있다. 신형 SUV가 화려한 헤드라인은 장식할지 몰라도, 실제 판매 대수는 기대에 못 미칠 가능성이 크다.

나스닥 지수는 1월 23,734에서 3월 22,635까지 떨어졌다가 4월 22,822로 조금 회복했다. 시장은 리스크를 다시 평가 중이며 확신을 찾지 못했다. 테슬라의 높은 베타값은 이런 시장 흔들림에 남들보다 훨씬 취약하다.

꼭 짚고 넘어갈 숫자가 하나 있다. R&D 비용 64억 달러는 전년 대비 42%나 급증했다. 이건 경영진의 전략적 선언이다. 이 돈으로 실제 수익을 내는 FSD를 개발하거나 하드웨어 원가를 15~20% 줄일 반도체 아키텍처를 만든다면 성공이다. 하지만 2~3년 안에 아무 성과가 없다면? 이건 성장을 위한 투자가 아니라 그냥 수익을 갉아먹는 돈잔치가 된다. 비용을 다시 10% 줄인다고 제품 로드맵이 망가지진 않는다. 하지만 여기서 비용이 더 늘어나면 물량 회복 여부와 상관없이 재무제표는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너게 된다.

SUV 발표는 눈에 보이는 촉매제고, 테라팹은 숨겨진 변수다. 시장은 보통 눈에 띄는 이벤트만 보고 그 밑에 깔린 구조적 변화는 무시한다. 그래서 주가가 반도체 파운드리 협력이 아닌 신제품 뉴스에만 반응한 것이다. 신차 효과는 이미 주가 멀티플에 반영됐지만, 테라팹이 가져올 장기적인 마진 변동성은 아직 반영되지 않았다.

결론을 내리는 건 아니다. 27억 달러의 영업이익 감소는 엄연한 사실이다. SUV는 계획일 뿐이다. 테슬라의 계획은 늘 늦고, 출시 때 바뀌며, 결국에는 해낸다. 테라팹 파트너십은 세기의 반도체 공급 스토리가 되거나, 아니면 테슬라보다 인텔이 더 간절했던 값비싼 과학 프로젝트로 남을 것이다. 둘 다 가능한 시나리오다. 그리고 시장은 아직 둘 중 어느 쪽에도 정밀한 가격표를 붙이지 않았다.

결국 이 모든 건 64억 달러의 투자금이 실질적인 성과를 만들어내느냐, 아니면 재무제표가 비명을 지르기 전에 멈추느냐에 달려 있다.

테슬라는 현재의 이익을 까먹으며 64억 달러를 미래를 발명하는 데 썼다. 월가는 이걸 ‘매수’라고 부른다. 언젠가 로봇이 알아서 운전해서 돈을 벌어다 줄 거라는 꿈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