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에서 2024년 사이 영업이익이 8억 달러나 개선됐다. 매출이 아니다. 온갖 비용을 제하고 억지로 늘린 EBITDA도 아니다. 재무적 선택이 개입하기 전, 베이커 휴즈(BKR)가 본업을 통해 실제로 벌어들인 금액인 영업이익 이야기다.
회사 공시에 따르면 BKR의 매출 대비 자본지출(Capex) 비중은 4.6% 수준을 유지했다.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34.8% 급증한 배경에는 인프라를 더 짓는 대신 믹스와 가격 결정력 강화가 있었다. 유전 서비스 업체들은 그간 업황 사이클에 따라 비용 구조가 매출과 거의 같은 속도로 늘어나는 탓에 이런 식의 영업 레버리지를 유지하는 데 애를 먹었다. 만약 BKR의 영업이익 31억 달러가 10% 정도 줄어 28억 달러로 내려온다면? 아르헨티나와 에너지 인프라에 대한 논리는 유지되겠지만, 현재 주가 수준에서 증권사들이 제시한 목표 주가를 정당화하기는 꽤 까다로워진다. 반대로 아르헨티나 계약 같은 건들 덕분에 이익이 34억 달러까지 뛴다면 상황은 완전히 달라진다. 지금 주가에는 채 반영되지 않은 상승 동력이 스스로를 강화하는 흐름이 나타날 것이다.
2025년 영업이익 전망치는 29억 달러다.
매출 대비 R&D 비중은 약 2.2%다.
아르헨티나 계약이 중요한 이유는 가스 압축 분야 유지보수 계약의 구조적 특성 때문이다. 하드웨어 판매는 일회성 이벤트다. 경쟁이 치열해지고 기술이 범용화되면 마진은 깎일 수밖에 없다. 반면 가스 압축 유지보수는 일종의 ‘통행료’와 같다. 독자 기술이 필수적이고, 제대로 된 대안조차 찾기 힘든 시장이기 때문이다. 압축 장비의 기술적 복잡성 때문에 전환 비용은 상당히 높다. 아르헨티나 같은 신흥 에너지 허브에서 한창 운영 중인 장비를 교체하는 건 분기별로 결정할 사안이 아니다. 기껏해야 몇 년이 걸리는 일이다. BKR을 단순히 매출 관점에서만 보는 애널리스트들은 이 차이를 간과하곤 한다. 영업이익을 꼼꼼히 뜯어보는 전문가들은 신규 하드웨어 판매로는 절대 흉내 낼 수 없는 이 서비스 부문의 마진율을 주목한다.
BKR 주가는 1월 49.97달러에서 3월 63.41달러까지 올랐고, 4월에는 62.83달러에 안착했다. 약 90일 만에 25.7% 상승한 셈이다. 서스퀘한나는 목표가 70달러를, 씨티그룹은 69달러를 제시했다. 원자재 시장이 지금처럼 우호적이라면 충분히 가능한 수치다.
단, WTI 유가가 급락하면 이 시나리오는 깨진다. 1년 전 59.1달러였던 WTI는 96.6달러까지 치솟았다. 63.3%나 오른 이 수치가 업계 전반의 낙관론을 키웠고, BKR의 계약 발표와 맞물려 애널리스트들의 목표가도 밀어 올렸다. 여기서 WTI가 30~40%만 반납해도 아르헨티나가 상징하는 인프라 투자 사이클은 중단될 수 있다. ‘장기적 반복 매출’이라는 프레임은 에너지 안보가 생각보다 짧은 유효기간을 가졌다고 믿는 투자자들을 설득하기 어려워질 것이다.
매출의 2.2%를 차지하는 R&D 비용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고민이 깊다. 일관된 수치라는 건 기회주의적 지출이 아닌 의도적인 포지셔닝이라는 뜻이다. 하지만 미래를 걸고 독자 기술 개발에 올인하는 회사의 공격적인 투자 규모는 아니다. 기술적 차별화가 곧 해자인 회사치고는 딱 유지보수 수준의 R&D다. 기존 지적재산권이 충분히 견고하다면 괜찮다. 하지만 경쟁자가 압축 기술 격차를 예상보다 빨리 좁혀온다면 나중에 뼈아픈 실수가 될 수 있는 대목이다.
BKR 주가는 3월 63.41달러에서 4월 62.83달러로 거의 변화가 없었다. 반면 같은 기간 SLB는 애널리스트들의 하향 조정과 매출 성장 대비 부진한 영업이익으로 고전했다. 같은 섹터, 같은 분기인데도 현금 창출력은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겉으로 드러난 주가 흐름만 봐서는 알기 어려운 부분이다. 아르헨티나 가스 압축 계약은 베이커 휴즈가 조용히 어디에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지 보여주는 결정적인 단서다.
서비스 계약을 통한 추가적인 마진 확대 가능성은 아직 주가에 반영되지 않았다.
글로벌 시추 사이클이라는 강력한 순풍 없이도 원자재 하락기 동안 압축 사업의 반복 매출이 마진율을 지켜낼 수 있을까? 이 글은 바로 그 질문을 던지고 있다.